[책과 삶] 뇌과학으로 읽어낸 현대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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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 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5-06-07 13:50본문
미술, 마음, 뇌에릭 캔델 지음 | 이한음 옮김프시케의숲 | 280쪽 | 2만2000원
20세기 초 파리에서 활동한 섕 수틴은 유대인 정착촌 출신이었다. 그의 그림은 또 다른 정착촌 출신 마르크 샤갈의 신비로운 그림과 달랐다. 포크는 일그러졌고, 건물은 살아 움직이고, 초상화 속 얼굴은 비뚤어졌다. 그 원초적 불편함이 애호가들을 끌어모은 이유는 뭘까.
미술 작품은 창작자의 의도에 감상자의 지각과 감정이 더해져야 완성된다는 깨달음은 19세기 후반 미술사학자 알로이스 리글에게서 나왔다. 2차원의 캔버스가 시각을 통해 3차원으로 전환, 해석되는 ‘감상자의 참여’ 개념은 그의 제자 에른스트 곰브리치에 이르러 ‘감상자의 몫’으로 발전됐다. 뇌는 단순히 카메라가 아니라 창의성 장치이며 ‘순수한 눈’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2000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뇌과학자 캔델은 미술에 심리학적, 생물학적 접근을 시도한다. 그는 먼저 1900년 오스트리아 빈을 중심으로 태동한 모더니즘, 그리고 당시 과학자와 예술가들이 주고받은 교류에 주목한다. 빈 의대에서 지그문트 프로이트, 아르투어 슈니츨러가 의학을 토대로 무의식을 탐구할 동안 빈 모더니즘 화가들도 제각각 무의식에 빠져들었다. 해부학자 에밀 추커칸들과 교류한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 속에는 정자와 난자를 상징하는 직사각형과 타원이 등장했다. 클림트의 제자인 오스카어 코코슈카, 에골 실레의 초상화에는 불안과 절망이 녹아들었다.
클림트의 ‘유디트’에 묘사된 공격성과 성의 융합은 뇌과학 연구로 확인된다. 뇌 시상하부에 공격성과 성교를 조절하는 두 뉴런 집단이 있으며, 두 집단 경계에 놓인 20%의 뉴런은 각각의 상황에 다 활성화된다. 배타적인 두 행동을 같은 뉴런이 담당하는 비결은 자극의 세기였다. 추상미술을 접할 때 느끼는 거리감도 실험으로 검증된다. 현대미술 걸작을 통해 뇌과학을 알려주는 접근이 반갑다. 여러 방식으로 발표된 글을 모았기에 반복되는 내용이 다소 아쉽다.
20세기 초 파리에서 활동한 섕 수틴은 유대인 정착촌 출신이었다. 그의 그림은 또 다른 정착촌 출신 마르크 샤갈의 신비로운 그림과 달랐다. 포크는 일그러졌고, 건물은 살아 움직이고, 초상화 속 얼굴은 비뚤어졌다. 그 원초적 불편함이 애호가들을 끌어모은 이유는 뭘까.
미술 작품은 창작자의 의도에 감상자의 지각과 감정이 더해져야 완성된다는 깨달음은 19세기 후반 미술사학자 알로이스 리글에게서 나왔다. 2차원의 캔버스가 시각을 통해 3차원으로 전환, 해석되는 ‘감상자의 참여’ 개념은 그의 제자 에른스트 곰브리치에 이르러 ‘감상자의 몫’으로 발전됐다. 뇌는 단순히 카메라가 아니라 창의성 장치이며 ‘순수한 눈’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2000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뇌과학자 캔델은 미술에 심리학적, 생물학적 접근을 시도한다. 그는 먼저 1900년 오스트리아 빈을 중심으로 태동한 모더니즘, 그리고 당시 과학자와 예술가들이 주고받은 교류에 주목한다. 빈 의대에서 지그문트 프로이트, 아르투어 슈니츨러가 의학을 토대로 무의식을 탐구할 동안 빈 모더니즘 화가들도 제각각 무의식에 빠져들었다. 해부학자 에밀 추커칸들과 교류한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 속에는 정자와 난자를 상징하는 직사각형과 타원이 등장했다. 클림트의 제자인 오스카어 코코슈카, 에골 실레의 초상화에는 불안과 절망이 녹아들었다.
클림트의 ‘유디트’에 묘사된 공격성과 성의 융합은 뇌과학 연구로 확인된다. 뇌 시상하부에 공격성과 성교를 조절하는 두 뉴런 집단이 있으며, 두 집단 경계에 놓인 20%의 뉴런은 각각의 상황에 다 활성화된다. 배타적인 두 행동을 같은 뉴런이 담당하는 비결은 자극의 세기였다. 추상미술을 접할 때 느끼는 거리감도 실험으로 검증된다. 현대미술 걸작을 통해 뇌과학을 알려주는 접근이 반갑다. 여러 방식으로 발표된 글을 모았기에 반복되는 내용이 다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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