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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oreo 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5-04-26 00:40본문
━ 오동진의 전지적 시네마 시점 빔 벤더스의 영화 ‘프란치스코 교황 : 맨 오브 히스 워드’(2018). 프란치스코는 한 어린 영혼을 위해 자신이 약속을 지키려고 애쓴 것에 대해 담담하게 진술한다. 누구에게나 스승은 있다. 철없는 시절에는 자신의 정신적 멘토가 누구인지 안 보일 뿐이다. 니시카와 미와의 영화 ‘멋진 세계’(2022)에서 주인공 미카미(야쿠쇼 코지)는 조직 폭력배 야쿠자의 일원이었다. 그는 감방에서 13년을 살다 가석방으로 나온다. 감옥 밖에서 그를 인수인계한 보호감찰관(하시즈메 이사오)은 별 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아내가 해 준 저녁을 함께 먹는다. 따뜻한 밥을 우걱우걱 먹던 미카미는 울컥 눈물을 쏟는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이런저런 말이 아니라 따뜻한 밥 한끼를 차려 주고 같이 먹어 주는 것이다. 그건 마치 김장하 선생이 등록금을 받으러 그날도 주섬주섬, 그리고 쭈뼛쭈뼛 맞은 편 자리에 앉아 차마 말을 못하고 우물쭈물 거리는 학생에게 아무 말 없이 한약재 서랍을 열어 그 안의 돈을 꺼내면서 옛다, 하며 건네 주는 것과 같은 일이다. 김장하의 돈은 미카미가 13년 만에 얻어먹는 따뜻한 밥 한끼와 같은 것이다. 김장하의 돈을 받은 문형배는 어엿한 판사가 된다. 나중엔 헌법재판관이 된다. 그는 자신의 장학금을 김장하에게 돌려주는 대신 사회에 갚으려고 애쓰며 살아왔다. 사람이란 존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수도 하고 이런저런 욕망에 시달리는 법이다. 문형배 역시 김장하에게 진 모든 빚을 사회에 완전히 갚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늘 그 점을 마음 속의 빚으로 안고 살아왔을 것이다. 최소한 그렇게 하려고 정신적으로 부단히 애썼을 것이다. 이름하여 선한 영향력 때문이다. 선한 영향력은 직접적으로는 일단 한 사람만을 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멋진 세계’의 보호감찰관은 미카미를 구한다. 미카미는 갱생한다. 사회에 올바르게 복귀한다. 사회 역시 그렇게 구원된다. 선한 영향력은 결국 나라와 세상을 구한다. 병자 치료 위해 고군분투 ‘간장선생’ 김현지 감독의 영화 ‘어른 김장하’(2023). [사진 각 제작사] 세상의 구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조연재가 오는 5월 무대에 오르는 존 노이마이어 안무 ‘카멜리아 레이디’ 개막공연 타이틀롤로 낙점됐다. 거장 안무가 노이마이어는 지난해 ‘인어공주’ 이어 2년 연속으로 조연재를 선택했다. 윤웅 기자 지난해 한국 발레계 최고의 화제작은 국립발레단 ‘인어공주’였다. 이 작품은 안데르센의 동명 동화와 거장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86)의 현대적 상상력이 만나 탄생한 드라마 발레다. 노이마이어는 ‘인어공주’ 개막공연의 타이틀롤로 솔리스트 조연재(29)를 지명했다.근래 국립발레단의 단골 주역인 조연재는 ‘인어공주’에서 세밀한 표현력으로 호평받더니 지난 1월 마침내 수석무용수로 승급했다. 2018년 가장 낮은 등급인 코르드발레2로 입단한 지 7년, 솔리스트 승급한 지 1년 만의 일이다. 그리고 올해 5월 7~11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립발레단이 선보이는 노이마이어 안무 ‘카멜리아 레이디’ 개막공연 타이틀롤 역시 조연재에게 돌아갔다. 수석무용수 승급 이후 첫 정기공연을 앞둔 조연재를 최근 국립발레단 연습실에서 만났다.“드라마 발레는 무용수가 역할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바탕으로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데요. 제가 드라마 발레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해서 지난해 ‘인어공주’ 연습 초반엔 캐릭터 파악이 어려웠는데, 노이마이어 선생님의 가르침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조연재가 출연한 지난해 ‘인어공주’ 공연. 국립발레단 제공 드라마 발레는 이야기의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 주인공의 심리 표현을 중시하는 연극적인 발레다. 강수진 국립발레단장의 친정인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이 노이마이어에게 의뢰해 만든 작품이 바로 ‘카멜리아 레이디’다. 1978년 초연과 동시에 걸작의 반열에 오른 이 작품은 1981년 노이마이어가 예술감독이던 함부르크 발레단에서도 선보였다. 그리고 오랫동안 두 발레단만의 레퍼토리였다가 2000년대 후반부터 라이선스가 허가돼 파리오페라발레, 아메리칸발레시어터 등에서 선보였다. 그리고 올해 한국 국립발레단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라이선스를 획득해 공연한다.“원작 소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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